영화 ‘내가 누워 있을 때
oreo
2025.06.0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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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가 누워 있을 때
영화 ‘내가 누워 있을 때’ 스틸컷. 배급사 제공 최정문 감독의 ‘내가 누워 있을 때’(2025)는 ‘선아’(정지인)와 그녀의 사촌 동생 ‘지수’(오우리) 그리고 지수의 친구 ‘보미’(박보람)가 차례로 잠자리에 눕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각자의 고단한 하루를 보낸 뒤에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지만 쉬이 잠들지 못한다. 침대에 눕기 전 문 쪽을 바라보고 더 단단하게 걸어 잠근다. 혹은 소파에 누운 채 보던 티브이(TV)를 끄고 자려 하지만 이내 다시 티브이를 켜고는 어둠을 물린다. 일상의 불안함은 안전하고 편안해야 할 집 안에서의 취침 시간마저 잠식해 들어온다. 여성들을 향한 남성의 묻지 마 폭행과 데이트 폭력에 대한 뉴스가 라디오와 티브이에서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그들이 머물고 버티는 직장과 학교, 거리 같은 공적인 공간들에서 마주하는 남성들은 그들을 업신여기고 심지어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 유독한 남성들에 둘러싸여 보낸 하루의 무거운 공기가 집 안까지 스며든다.선아와 지수, 보미에게는 각자의 애착 대상들이 있지만 남성 중심 사회에서는 도달할 수 없는 것으로, 혹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된다. 광고 회사에서 일하는 선아는 신입사원 시절, 남자 직원들의 무시 속에서 한달 동안 아무 일도 하지 못한 경험을 잊을 수 없어 성공을 위해 더 발버둥 친다. 그 과정에서 차장인 ‘해수’(김주헌)에게 성적으로 매력을 어필해 동료의 프로젝트를 가로챘다며 꽃뱀 취급을 당한다. 한편 레즈비언으로 정체화한 지수는 고등학생 시절, 혐오와 편견의 시선 때문에 실패한 사랑과 여전히 씨름 중이다. 보미는 무책임한 남자친구에 의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고 곧바로 사산한 딸아이의 환영에 시달린다. 모두가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한 남성들로부터 받은 상처를 끌어안고 겨우 한발 한발 내딛고 있다.이들은 과거에 붙들린 채 쉬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다가올 미래를 기대하기보다는 미련이 남은 과거를 자꾸만 돌아본다. 그들이 사로잡혀 있는 부정적 감정은 패배감, 열등감, 우울, 외로움, 비통, 절망, 수치심 등으로 뒤얽혀 있다. 그것은 ‘뒤처짐’으로 포괄할 수 있다. 뒤처져 있는 상태는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만 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치명적이다. 대신, 천천히 주저하며 걸어가는 만큼 다른 뒤처진 이들과 발맞춰 걸을 수 있다. 비록 더디더라도 서로의 아픔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이 책의 부제는 ‘논어 에세이’다. 고전에 자의적인 의미를 마구 부여하는 경향, 고전을 만병통치약으로 여기는 경향 등을 비판하고자, 고전을 읽으며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은 텍스트 읽기라고 주장했다. 그 텍스트 읽기의 주된 방법은 역사적 맥락의 이해다. 누구나 자기 주관대로 고전을 읽을 자유는 있다. 동시에 그러한 고전 읽기가 객관적이 되기 위해서는 역사적 맥락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 책은 올해 출간될 논어 시리즈 책들의 서곡에 해당한다.사회평론(2019)공부란 무엇인가평생 가장 오랫동안 그리고 지속적으로 한 일이 있다면 공부다. 그러니 공부에 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수밖에. 공부는 사실 즐거운 일이며, 그 즐거움은 공부를 수단으로 취급하지 않을 때 온다고 생각한다. 이런 취지를 역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숨겨진 전제를 밝혀보거나 개념을 재정의해보자는 등의 실제로 어떻게 읽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용적 조언까지 담고자 했다. 물론 휴식의 조언도 포함했다. 잘 쉬는 법도 공부해야 하니까.어크로스(2020)중국정치사상사고대 중국에서 현대 중국에 이르기까지 정치사상의 역사를 썼다. 이 책의 핵심은 수년 전에 ‘A History of Chinese Political Thought’라는 영어책으로 먼저 세상에 나왔다. 영어판과 한국어판이 나오고 몇년 뒤 대만에서 중국어판이 나왔다. 그간 중국정치사상사 서사를 지배해온 목적론적, 민족주의적 해석을 탈피하고자 하는 동시에, 과거 중국의 국가가 전제국가였다는 주장을 교정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유교’라는 개념에 의지하지 않고 중국의 사상을 설명한 데 이 책의 특징이 있다.사회평론아카데미(2021)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이 책의 부제는 ‘정치적 동물의 길’이다. 정치를 혐오하는 경향을 불식하고, 정치에 대한 건강한 관심을 촉구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인간이 다른 사람과 공존해야 하는 한, 정치를 피할 도리는 없다. 문제는 정치를 얼마나 잘하느냐일 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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